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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언어가 가지고 있는 각양각색의 표정들, 언어의 온도 감상 소감

by 믹스 2018.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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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8.013

언어의 온도언어의 온도 - 이기주

언어, 글이 가지고 있는 느낌을 잔잔하게 풀이하며 읽는 이로 하여금 읽고 있는 글을 통해 가슴속에서 나름대로 가질 수 있는 느낌을 '언어의 온도'라는 제목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단순히 제목만 봤을때 들었던 생각은 이미 그 제목만으로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하고 있다는 거였다. 단순히 인체를 구성하는 일부인 입이라는 구강구조가 만들어내는 ‘소리’ 나 ‘글'이라는 그 자체만으로는 온도를 느낄 수 없는 것들에 ‘감정’이라는 객체가 첨가 되면서 느껴지게 되는 여러가지 온도를 충분히 상상 할 수 있었다.

책을 읽고 나서 느끼게 되는 감정역시 기대와 많은 차이가 있지는 않았지만, 문장들을 읽는 동안 글 속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글쓰기가 뭐냐고? 글은 고칠수록 빛이 나는 법이지.
한마디로 라이팅은 리라이팅이라고 볼 수 있지.’

읽으면서 집필을 하는 동안 계속해서 얼마나 많은 글들이 리라이팅을 통해 만들어진 문장일지 상상을 하기에 충분했었다.

사람은 태어나면 다들 자기만의 배에 오르게 된다.
가끔은 항로를 벗어나 낯선 섬에 정박하기도 하지만 대게는 끊이없이 노를 저어 앞으로 나아간다. 이유는 단 하나, 자신만의 바다를 건너기 위해서. 다만 바다를 건너는 일이 모두 똑같을 리는 없다. 저마다 하는 일과 사는 이유가 다르고, 사연이 다르고, 또 삶을 지탱하는 가치나 원칙이 다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바다가 있다.

이 대목을 읽고서 가끔씩 입버릇처럼, 농담처럼 애기하는 '인생이 다 그렇지 뭐..’ 온갖 경우의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리저리 굴리고 돌돌 말아서 표현하는 방식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기에... 별 수 없다는 신세한탄에 가까운 표현이 떠오른 건 어째서일까.

나는 누구에게나 그 나름의 바다가 있다는, 비슷할 수는 있지만 같을 수는 없다는 표현에서 어떤 외로움을 느끼건 아니었을까. 그저 나와 같은 상황에서 허우적거리며 사는, 속은 어떨지 모르지만 비슷비슷하게 보이는 이들을 떠올리며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하나의 무의식적인 회피책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다 그렇다는 표현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있을 일면식도 없는 다른 사람들간의 사이에서 동질감을 원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랑은 감정과 타이밍의 결합으로 완성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감정은 예측 불가능하며 타이밍은 더 예측 불가능하다.
사랑의 감정과 타이밍이 딱 맞아떨어지는 건, 우연과 필연이 겹쳐야만 가능한 일이다.
상대를 제외한 모든 것이 뿌옇게 보이는 순간은 그야말로 예고 없이 다가온다.

일순, 책을 덮은 채 아련한 과거를 떠오르게 만들었었다. 예고없이 시작 되었다가 예고없이 끝이 나버린 과거사지만.. 좋았던 감정을 시작해서 화가 났거나, 미안했거나 하는 여러 감정들 속에서 난 그때 어떤 상태에 있었을까.

영화속의 한장면처럼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흉하지도 않았고 지금의 나이에서 돌아보면 어리석을 정도로 순수했다는 표현이 적합하다는 느낌도 든다. 그 시작과 끝에 대한 기억은 분명하지 않지만 다행인 것은 아직 그 때의 따뜻했던 느낌은 지워지지 않았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살다 보면 프로처럼 임해야 하는 순간이 있고 아마추어처럼 즐기면 그만인 때도 있다. 프로가 되는 것보다, 프로처럼 달려들지 아마추어처럼 즐길지를 구분하는 게 먼저가 아닐까 싶다. 프로가 되는 노력은 그다음 단계에서 해도 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난 이런 '프로'라는 표현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계속해서 아마추어로서 지금 하는 일을 즐기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프로가 가지고 가야 할 책임을 애써 회피하고 싶어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언어의 온도’, 지금까지 내가 누군가에게 전하기 위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적거나 말로서 전한 모든 ‘언어’ 속에서 전해 받는 당사자들은 어떤 온도를 느꼈을지 무척 궁금해 진다. 부끄럽지만 아직도 미성숙한 상태에서 행해온 행동들에서 느껴졌을 ‘온도’를 생각해 보게끔 만드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에세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작가의 특색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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